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백설공주> 원작이 좋았다면 피해야 하는 영화

by em46 2025. 4. 8.

영화 <백설공주> 포스터

스토리

옛날 어느 왕국에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붉으며 머리카락은 밤처럼 검은 소녀, 백설공주가 태어난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가 맞은 새 왕비는 마법을 부리는 여왕이다. 아버지도 죽자 왕비는 백설공주를 시녀처럼 부려 먹는다. 시간이 지나 백설공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떠오르자, 질투심에 사로잡힌 여왕은 그녀를 없애려 한다.

사냥꾼에게 살해를 명하지만, 사냥꾼은 자신에게 사과를 주는 그녀의 마음씨를 보고 그녀를 살려주고 숲으로 도망치게 한다. 백설공주는 숲 속 난쟁이들의 집에 숨어 지내게 되고, 난쟁이들과 가족 같은 정을 쌓는다. 그러나 여왕은 변장을 통해 백설공주를 죽이려 시도한다. 결국, 백설공주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지지만, 우연히 만난 동료가 그녀를 깨운다.

깨어난 백설공주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왕국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 여왕이 유리한 것 같은 모습이 나오지만 결국 병사들은 백설공주의 편에 서게 되고 여왕은 패배하고 만다. 패배한 여왕은 거울이 있는 곳에 가 거울을 깨버리고 깨버린 거울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 그로 인해 왕국은 활기를 다시 찾게 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소설, 애니메이션, 그리고 실사화

1937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와 그림 형제의 원작 소설을 비교해보면 이번 실사 영화의 변화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애니메이션 속 백설공주는 순진하고 무조건적인 선의 상징이었습니다. 착하고 사랑스러웠지만, 위험을 경계하거나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은 적었습니다. 반면, 그림 형제의 소설 속 백설공주는 약간 더 영리하고 꾀를 부리는 모습도 보이며, 여왕의 벌 또한 훨씬 처참하게 묘사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번개로 인해 절벽으로 떨어지게 되고 소설에서는 여왕이 불타는 신발을 신고 죽게 된다.)

2025년 실사 영화에서의 백설공주는 단순히 세상의 수동적인 희생양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난쟁이들은 단순한 코믹 요소를 넘어 각자의 개성과 사연을 가진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왕자 또한 우연히 만나게 된 인물이 아닌 백설공주와 함께 성장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동료로 그려집니다.

또한, 여왕의 심리도 단순한 "질투심"을 넘어, 외모에 집착하게 된 내면적 이유와 과거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면서 입체적인 악역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영상미는 아릅답습니다..

좋았던 점

레이첼 제글러는 실사화한 영화의 백설공주에 어울리는 순수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초반에는 순수하고 맑은 모습으로, 후반에는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당찬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변해갑니다. 갤 가돗은 여왕 역할을 카리스마 넘치게 소화했습니다. 특히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자신의 외로움과 집착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영상미는 디즈니다운 완성도를 자랑했습니다. 숲의 마법 같은 풍경, 난쟁이들의 집, 여왕의 마법 연출 등이 아름답고 풍성했습니다. 음악은 고전적 멜로디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편곡해, 옛 향수를 남기면서도 새로움을 더했습니다. 특히 뮤지컬 적인 느낌이 더욱 살아나 좋았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사랑받는 공주'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깨닫는 '성장 서사'로 확장됐습니다.

아쉬운 점

스토리의 템포가 중반부에 다소 느슨해집니다. 백설공주가 난쟁이들과 지내는 부분에서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해서인지 이야기 흐름이 약간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또 일부 캐릭터 설명이 부족하다 느꼈습니다. 난쟁이들의 개성은 강조되었지만, 모두가 충분히 조명되지는 않아 아쉬움을 남깁니다. 백설공주의 편에선 동료들 또한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 백설공주는 저번 인어공주 실사화에 이은 고전 팬들의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다 생각합니다. 특히 '왕자의 키스로 깨어난다'는 전통적인 낭만이나 백설공주의 이름의 유래 같은 부분에서 이전의 백설공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설정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후기 : 각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2025년 백설공주는, 오래된 고전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입니다. 백설공주는 더 이상 구출 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새로운 캐릭터 해석 덕분에,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전 백설공주의 애니메이션을 모른다는 기준에서입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뮤지컬 방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 듣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어릴 때부터 머릿속에 남아있는 백설공주의 모습을 이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릴때의 백설공주를 잃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면 안 보시는걸 추천해 드리고, 즐거운 노래와 아름다운 영상미를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 즘 봐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