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디즈니가 만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세계 최초의 장편 셀 애니메이션이자, 고전 동화의 대중적 재해석을 성공시킨 대표작입니다. 1930년대, 동화는 종종 어둡고 잔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월트 디즈니는 이를 과감히 부드럽고 희망적인 이야기로 바꾸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 백설공주는 질투심 많은 계모, 사악한 여왕 밑에서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마법 거울에게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는 질문을 하고 여왕이 아니라 백설공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자, 여왕은 분노해 사냥꾼에게 백설공주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사냥꾼은 백설공주를 살려주고, 그녀는 깊은 숲으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의 오두막을 발견해 함께 살게 된다. 다시 한번 거울에게 같은 질문을 했지만, 백설공주라는 대답을 듣자 백설공주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 여왕은 다시 독 사과를 들고 찾아와 백설공주를 기절시키고, 난쟁이들과 동물들은 여왕을 절벽으로 몰아 최후를 맞게 한다. 마지막으로, 왕자가 찾아와 사랑의 키스를 건네자 백설공주는 깨어나고, 둘은 행복하게 성으로 떠난다.
그림 형제의 원작
원래 백설공주 이야기는 그림 형제의 동화집에 실린 버전이 유명합니다. 이 원작에서는 여왕이 세 번이나 백설공주를 죽이려 하고, 마지막에는 뜨겁게 달군 쇠구두를 신고 죽게 만드는 잔혹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백설공주는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지며, 전체 이야기는 정의로운 복수와 악에 대한 처벌에 무게를 둡니다. 동화이지만, 어린이가 읽기엔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깔렸었습니다.
백설공주의 디즈니화
디즈니는 이런 어둠을 걷어내고 이야기의 본질을 부드럽게 다듬었습니다.
여왕의 공격을 한 번으로 단순화해 긴박감을 유지하면서도 이야기의 리듬을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여왕의 최후를 뜨거운 쇠구두가 아니라 자연의 힘(벼락과 절벽 추락)으로 정리하여, 과한 복수 대신 어린이 동화의 느낌을 살려 자연스러운 질서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과 희망이라는 테마를 강화했습니다. 백설공주가 기적처럼 깨어나는 장면은 정의의 승리보다 사랑의 힘을 강조하며, 어린이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었습니다.
난쟁이들과 뮤지컬
디즈니는 원작에 등장하는 익명의 난쟁이들을 각각 개성 있는 이름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도피(Grumpy), 해피(Happy), 스니지(Sneezy), 도키(Dopey) 등은 각각 뚜렷한 특징을 지니며, 관객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각자 성격이 또렷해 보는 재미 또한 크게 높여 주었습니다. 또한 "Heigh-Ho"나 "Someday My Prince Will Come" 같은 명랑한 뮤지컬 넘버를 추가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욱 밝고 경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뮤지컬 적 접근은 이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표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영화
디즈니는 동화를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변형시켰습니다. 잔혹한 장면은 생략하거나 완화하고, 사랑과 웃음을 중심에 놓아 '모두가 편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백설공주는 순진하고 긍정적인 캐릭터로 묘사되어,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쌓아올린 "가족용 콘텐츠" 브랜드의 초석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후기 : 이것이 디즈니의 초심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고전 동화의 평범한 각색으로 끝나지 않고, 어둡고 복수심에 가득 찬 원작을 디즈니 스럽게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현대 신화를 창조했다고 생각합니다. 백설공주는 디즈니 스타일, 즉 "사랑과 희망, 따뜻함"을 상징하는 캐릭터의 원형이 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이 공식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기술의 혁신을 넘어,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닿게 할 것인가'에 대한 디즈니의 첫 번째 대답이었다 느낍니다. 그리고 8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생각합니다.
저에게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처음 백설공주가 도망칠 때 쫓긴다는 두려움 속에서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마치 살아서 자신을 잡는 것처럼 보이게 표현한 게 생각이 납니다. 그러다 쓰러져 우는 장면에서 다시 현실의 실제 모습을 비춰주면서 전체적으로 밝아지는 장면이 너무 좋았습니다.
최근 실사화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 그런 분들은 다시 한 번 옛날의 백설공주를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