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바다 왕국의 막내 공주 아리엘은 인간 세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품고 살아간다. 아버지 트라이튼 왕은 인간들을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며 아리엘의 모험심을 경계하지만, 아리엘은 그런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인간 세계를 알고 싶어한다. 그녀는 인간이 남긴 물건들을 수집하고, 인간들의 문화를 궁금해하며, 바다 위 세상에 대한 동경을 키운다.
어느 날, 인간 왕국의 에릭 왕자는 폭풍우 속에서 난파를 당하고, 에리얼은 그를 구해준다. 에릭은 정신을 잃었지만 에리얼의 노랫소리를 희미하게 기억하며 그녀에게 빠져든다. 반면 에리얼은 에릭을 만나고 인간 세계에 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에리얼의 변화에 트라이튼 왕은 분노하고, 에리얼의 보물들을 모두 파괴해버린다. 상심한 아리엘은 트라이튼의 오랜 적, 바다 마녀 울슐라와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다. 울슐라는 에리얼에게 다리를 주는 대신 목소리를 빼앗고, 에리얼은 3일 안에 에릭과 사랑에 빠져야만 인간으로 남을 수 있다. 실패하면 그녀는 울슐라의 노예가 된다.
에리얼은 인간의 모습 어부에게 잡힌다. 다행이 에릭과 다시 만나게 된다. 목소리가 없는 에리얼은 말없이 에릭과 교감하려 애쓴다. 에릭은 에리얼에게 점점 마음을 열지만, 자신을 구해준 정체불명의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는 집착도 놓지 못한다.
이때 울슐라는 인간 여성 바네사로 변신해 에리얼의 목소리를 이용해 에릭을 홀린다. 에릭은 바네사에게 청혼하려 하고, 에리얼은 이를 막기 위해 절박하게 움직인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에리얼은 울슐라의 정체를 밝히고 에릭을 깨우지만, 키스하려는 순간 거래의 기한이 끝나버린다.
트라이튼 왕은 딸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그 후 에리얼과 에릭은 힘을 합쳐 울슐라를 물리친다. 최후의 전투에서 에리얼은 스스로 행동하고, 최종 일격을 날리는 모습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위기가 끝난 후, 트라이튼은 딸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고, 에리얼을 인간으로 변신시켜 에릭과의 새로운 인생을 허락한다. 에리얼과 에릭은 바다와 육지 세계의 경계를 넘어 사랑을 이루며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너무 힘을 넣은 뮤지컬적 요소
2023년 실사판 인어공주는 원작의 전설적인 OST를 재해석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곡들을 추가해 뮤지컬적 깊이를 더하려 했습니다. "Part of Your World"는 할리 베일리의 안정된 가창력 덕분에 음악적으로 감동을 준 명장면이었고, 노래 한 곡만으로 에리얼의 절실함을 설득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추가된 곡들은 전체적인 흐름을 깨는 요소로 작용했다 생각합니다. 에릭이 부르는 "Wild Uncharted Waters"는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하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영화 속 에릭이 진지하게 그녀를 찾는다는 모습을 깨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뮤지컬 연출 자체도 원작의 에너지 넘치는 활발함보다는 현실적이고 절제된 톤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화려함’과 ‘몰입’ 둘 다 잡지 못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Under the Sea"처럼 관객들이 기대한 대형 뮤지컬 넘버조차 원작 특유의 다채로운 색감과 생동감이 부족해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높은 기술과 아쉬운 구현
실사판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였던 바다 세계의 구현은 아쉽게도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물속에서 펼쳐지는 왕국과 생명체들은 실제 바다에 가까운 리얼리티를 추구했지만, 그만큼 동화적 매력은 줄어들었습니다. 조명과 색감 역시 전체적으로 어두워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에서 느꼈던 밝고 신비로운 감동을 다시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특히 세바스찬과 플라운더 같은 주요 조연들은 실사형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감정 표현이 크게 제한되었고, 그로 인해 이야기에 생동감이 떨어졌습니다. 현실감을 살리려다 판타지와 매력을 희생한 셈이 된 거 같습니다. 다만 아리엘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장면이나 폭풍우 속 전투 장면은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아 보였습니다.
원작과 다른 다양성?
할리 베일리의 에리얼은 개봉 전부터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실사판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며 인어공주의 이미지를 재정립하려 한 것은 분명한 의미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원작의 정서와 괴리가 생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할리 베일리는 훌륭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로 에리얼을 진지하고 용기 있는 소녀로 그려냈지만, 원작의 밝고 호기심 가득한 순수한 매력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특히 감정 표현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원작이 지녔던 '맑고 사랑스러운 동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거리감을 주었습니다.
후기 : 노래조차 아쉬웠던..
영화 인어공주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면서 뮤지컬적 요소를 더욱 강조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특정 장면에서는 기술적으로 멋진 장면을 연출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의도와는 다르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쉬움과 거리감을 가지게 한 영화인거 같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생각하던 에리얼과는 다른 에리얼이었기에 다소 실망 하실 수 있다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나 가장 애니메이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 "Under the Sea" 가 나오는 장면은 눈으로 보이는 화려함만 신경 쓰고 가사의 나오는 내용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기대하던 바닷속 친구들의 한마디나 특정 악기의 소리를 더욱 잘 들려줬던 애니메이션과 너무나도 차이 나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