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결말 포함)
홍콩, 1960년대. 무협의 전설 엽문은 오랜 세월을 무술인으로 살아왔지만,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낸 후 점차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들 엽정은 아버지의 무관심과 무도에만 몰두하는 삶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고, 그런 아들의 독립적인 선택을 엽문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엽문 역시 말기암 판정을 받는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은 그는 아들에게 이 사실을 숨긴 채, 자신의 인생 마지막 여정을 결심하게 된다. 바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의 방문이다. 그의 제자 이소룡이 초청한 행사에 참여하고, 동시에 미국에서 유학을 원하는 아들을 위한 추천서를 받아오려는 목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엽문은 낯선 문화와 인종차별, 그리고 중국계 이민자들의 소외된 삶을 직접 목격한다. 공자학원의 교장 완종화는 엽문에게 미국 내 중국 무술계 대표로 함께 활동할 것을 제안하지만, 엽문은 무도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 정치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거절한다. 이로 인해 공자학원의 사람들과 갈등이 생긴다.
한편, 완종화의 딸 얀나는 학교에서 백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아버지의 고압적인 교육 방식에도 반발하고 있다. 얀나는 우연히 엽문에게 도움을 받은 뒤 점차 마음을 열게 되고, 엽문은 그런 얀나를 통해 미국의 청소년과 이민자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한편, 미 해병대 무술 사범 바튼은 중국 무술을 ‘무용지물’이라 조롱하며 미군 내에서 중국 무술을 사용하는 병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그의 제자 콜린은 그런 사고방식을 답습하며 중국계 병사 완종화의 제자 하트맨과 갈등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군 내에서도 문화적 갈등으로 확산된다.
이 갈등의 한가운데, 엽문은 중국계 병사 하트맨을 지도하며 무술이 단순한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인내와 용기, 정신의 철학임을 깨닫게 한다. 하트맨은 이 정신을 실전에서 보여주며, 점차 미국 해병대 내에서도 중국 무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다.
결국 바튼은 엽문과의 공개 대결을 요구하게 되고, 병세가 악화된 엽문은 이 싸움을 마지막으로 받아들인다. 조용한 태도로,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자세로 임하는 엽문은 격렬한 접전 끝에 바튼을 제압한다. 그는 기술적으로 이겼지만, 동시에 상대를 존중하며 그가 체면을 잃지 않게 배려한다.
싸움 이후, 미국 내 무술계는 변화를 맞이하고, 공자학원도 엽문에게 존경을 표하게 된다. 엽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소룡이 펼친 무술 시범 영상을 받아들고, 고요히 홍콩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병든 몸을 이끌고 아들과 대련을 한다. 그건 단순한 스파링이 아닌, 부자 간의 화해이자 유산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얼마 후, 엽문은 세상을 떠난다. 그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제자와 지인들이 모여 고인을 애도한다. 그리고 그가 남긴 무술의 정신은 이소룡, 엽정, 그리고 세계 곳곳에 퍼진 무술 제자들을 통해 살아 숨 쉰다.
아버지로서, 사부로서의 마지막 선택
엽문과 아들의 갈등은 영화 초반을 장식하는 주요 갈등입니다. 하지만 영화 후반, 죽음을 앞둔 엽문은 아들의 진심을 이해하며 “아버지가 되고 싶었지만,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말로 진심을 전합니다. 추천서를 쥔 채 홀로 연습하는 장면은, 사부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가장 인간적인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차별 속에서 해낸 증명
백인 사회에서 중국계는 ‘2등 시민’으로 취급받습니다. 영화 속 여러 장면에서 이민자들은 억울하게 폭행당하고, 조롱받습니다. 엽문은 직접 나서 그들을 보호하고, 강자 앞에서 당당히 싸움으로 평등을 요구합니다. 특히 군대 내에서 벌어진 실전 대결은 단순한 이기고 짐의 문제가 아닌 존재를 증명하는 싸움이었다 생각이 듭니다.
이소룡에게 이어지는 엽문의 정신
이소룡과의 짧은 재회는 많은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제 전설이 된 이소룡의 뒤에는 늘 엽문의 가르침이 있었다는 것과, 마지막 장면에서 엽문이 이소룡의 시범 영상을 보며 떠나는 장면은, 한 시대의 끝이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상징했다 생각합니다. 이소룡은 엽문의 정신을 세계로 확장시킬 ‘후계자’였고, 엽문은 거기서 사부의 역할을 완성했습니다.
좋았지만 아쉬운점
말기암, 아들과의 갈등, 마지막 대련, 장례식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무술 영화로 보기엔 너무 조용하지만, 그만큼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한 ‘싸움’이 중심이었던 이전 편들과 달리, ‘싸우지 않음’의 미학, 즉 사부로서의 품격, 침묵, 철학을 보여주려는 편이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들은 전체적인 액션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일부 팬분들이나 1~3을 보시지 않고 4편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미군 사범 바튼이 대립구도로 나왔지만 1~3편에 나왔던 강력한 대립구도에 비해 조금 약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후기 : 1~4편까지의 완벽하 서사
<엽문4: 더 파이널>은 액션보다는 감정, 속도보다는 깊이를 택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1~3편이 엽문의 전설을 쌓아올리는 과정이었다면, 4편은 그 전설이 어떻게 마무리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고찰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척 진중하고 의미 있는 마지막 인사. 엽문이라는 캐릭터의 마지막을 함께 지켜본 관객으로서, 충분히 울림이 있는 영화였다 생각합니다.
엽문은 하나하나가 다 좋았기 때문에 무술이나 무협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한편 한편에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담아 놓았으면서도 마지막까지 그 흐름이 깨지지 않고 억지로 과하게 끝내지 않았기에 더욱 좋았던 시리즈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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