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결말 포함)
도쿄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츠키시마 시즈쿠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문학소녀다. 방학 동안에도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책 속 세계에 빠져 살던 어느 날, 그녀는 빌린 책들의 대출 카드에 매번 같은 이름 ‘아마사와 세이지’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한다. 호기심이 생긴 시즈쿠는 도서관에서 그 이름을 계속 찾아보게 되고, 자신과 독서 취향이 비슷한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설레어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하철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 시즈쿠는 그 고양이를 따라가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골동품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의 주인인 니시오카 씨는 젠틀하고 따뜻한 인물로, 시즈쿠에게 '고양이 남작'이라는 정교한 인형을 보여준다. 이 가게는 이후 시즈쿠에게 상상력과 창작의 영감을 주는 중요한 장소가 된다.
며칠 뒤, 학교에서 시즈쿠는 티격태격하게 되는 같은 학교 학생 아마사와 세이지를 알게 된다. 처음엔 거슬리는 인상이었지만, 그가 바로 그 ‘아마사와 세이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점차 그와의 대화를 통해 시즈쿠는 세이지가 바이올린 장인이라는 특별한 꿈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탈리아 유학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이지는 시즈쿠에게 자신이 어릴 때부터 꿈을 좇아왔으며, 그 꿈을 위해 고생하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진지한 태도에 감명을 받은 시즈쿠는 자신도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열망을 품게 된다. 이후 그녀는 진짜 작가가 되기 위해, '고양이 남작'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방학 동안 공부도 포기한 채 밤낮으로 집필에 몰두하면서, 시즈쿠는 좌절과 성취 사이에서 진짜 성장해간다.
마침내 소설을 완성한 시즈쿠는 니시오카 씨에게 보여주고, 그는 그녀에게 따뜻한 평과 함께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는 말을 건넨다. 그것은 시즈쿠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응원이고,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순간이 된다.
세이지는 유학 준비를 마치고 떠났다가 어느 아침, 그녀를 찾아온다. 두 사람은 고요한 도시를 함께 바라보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세이지는 진심 어린 고백을 전한다. “좋아해. 네가 나를 기다려줬으면 해.” 시즈쿠 역시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함께 성장하기로 약속한다.
누구나 격는 고민과 성장
시즈쿠는 처음엔 막연한 불안함 속에서 방황합니다. 그러나 세이지를 만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직접 행동에 옮깁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겪는 '나만 뒤처지는 듯한 초조함'과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이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대사는 시즈쿠의 고민과 성장 의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런 고민과 성장 의지를 갖게 되는 데는 세이지라는 원동력이 있었습니다. 세이지는 시즈쿠에게 좋아하는 사람이자 경쟁자, 그리고 멘토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보다 더 명확한 꿈을 가진 세이지를 보며 시즈쿠는 처음엔 위축되지만, 곧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전하게 됩니다.
<고양이 보은>과 이어진 '고양이 남작'
'고양이 남작'이 등장하는 시즈쿠의 상상 속 장면은 영화 전반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현실과 꿈, 일상과 상상이 부드럽게 연결되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의 내면세계를 간접 체험하게 해줍니다.
또한 《귀를 기울이면》에서 시즈쿠가 창작한 소설 속 인물인 '고양이 남작(바론)'은 단순한 상상 속 존재로 등장하지만, 이 인형은 이후 《고양이의 보은》(2002)에서 실제 캐릭터로 등장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두 작품은 직접적인 후속편 관계는 아니지만, 스튜디오 지브리가 의도적으로 동일한 캐릭터와 소품을 통해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확장된 이야기의 느낌을 줍니다.
일상 자체가 마법
《귀를 기울이면》은 ‘일상에 깃든 마법’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도서관 카드, 고양이 지하철과 같은 가벼운 일상의 것들을 통해 특별한 능력 없이도, 그냥 살고 있는 그 순간들이 사실은 얼마나 찬란하고 특별할 수 있는지를 전달해 줍니다.
또한 제목처럼, 시즈쿠는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세이지는 바이올린 소리에, 우리는 자신의 꿈과 진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해줍니다. 성장, 사랑, 예술, 모든 길의 시작은 ‘듣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주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후기 : 나의 꿈은..
《귀를 기울이면》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고민과 피어나는 꿈, 사랑의 서사를 따뜻하게 풀어낸 애니메이션이라 느낍니다. 화려한 판타지적 요소는 없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깊은 여운을 남겨 주었다 생각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10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지금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 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소설을 다 읽은 니시 시로와 시즈쿠와의 현실적인 대화는 너무나 가슴에 꽂혔습니다. (이건 꼭 한번 보면서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매력 중 노래 컨트리 로드(カントリーロード)는 원곡인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의 멜로디에 완전히 다른 가사를 붙인 노래입니다. 두 노래 모두 매력적인 부분이 있으니 들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작중 나오는 고양이 남작 바론 또한 고양이 보은을 떠올리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릴 적, 혹은 지금의 꿈은 무엇인지 떠올려 보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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