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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따뜻한 동심으로~ (괴담 포함?!)

by em46 2025. 4. 15.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포스터

줄거리(결말 포함)

어느 여름날.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두 자매 사츠키와 메이는 도쿄에서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다. 그곳은 엄마가 요양 중인 병원 근처이며, 새로 이사한 집은 오래되고 낡았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신비한 공간이다.

두 자매는 그곳에서 뛰놀며 낯선 자연을 점점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집 안에 숨어있는 검은 먼지 정령 ‘스스와타리’를 만나고, 사츠키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 나간다. 메이는 한가로운 오후에 뒷산 숲 속을 탐험하다 커다란 털뭉치 같은 존재, ‘토토로’를 만나게 된다. 메이는 이 신비한 생명체에게 전혀 두려움 없이 다가가고, 토토로도 그녀를 따뜻하게 품어준다.

그날 이후 두 자매는 토토로와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버스 정류장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자매는 토토로를 만나게 되고 비를 맞고 있는 토토로에게 우산을 빌려준다. 고양이 버스가 도착하고 토토로는 작은 선물로 도토리를 선물하며 고양이 버스를 타고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 밤, 두 자매는 집 앞 정원에 심어둔 도토리와 식물이 자라나길 기도하고 있었고, 그때 다시 토토로가 나타난다. 토토로와 함께 춤을 추고 손을 흔들자 식물들은 마법처럼 자라나 거대한 나무가 되고, 토토로는 아이들과 함께 공중을 나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밤을 선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병원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메이는 직접 옥수수를 들고 병원에 가겠다며 집을 나선다. 하지만 메이는 길을 잃고 마을 전체가 그녀를 찾느라 소동에 빠진다. 사츠키는 토토로에게 도움을 청하고, 토토로는 고양이 버스를 불러 메이를 찾아 나선다.
결국 고양이 버스를 탄 사츠키는 메이를 무사히 찾아내고, 고양이 버스를 탄 두 자매는 함께 엄마가 입원한 병원으로 향한다. 창밖에서 엄마를 바라보며 조용히 옥수수를 놓고 떠나는 자매. 병실 안 엄마는 아이들의 기척을 느낀 듯 미소 짓는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그 여름날의 환상은 어느샌가 현실 속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평범한 시골집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꿈 같은 이야기로 남는다.

꿈같이 기억에 남는 명장면들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두 자매와 토토로의 손짓에 따라 작은 싹들이 쑥쑥 자라나더니, 결국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한 나무로 변하고, 그 후에 토토로가 아이들을 태우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가장 아름답게 무너지는 순간으로, 아이들의 순수한 믿음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밤입니다. 아무 말 없이 진행되지만, 그 무성한 잎소리와 바람, 별빛, 음악이 모두 감정을 대신 전해줬다 생각합니다.

또한 사츠키가 비 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토토로가 갑자기 옆에 나타나고, 사츠키가 우산을 내어주자 토토로가 깡충깡충 뛰며 비 떨어지는 소리에 반응하는데, 이 장면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고 생각합니다.

나무위에 모여있는 모습 너무 귀여워..

계속 중얼거리게 하는 노래

애니메이션의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となりのトトロ」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상징적인 곡이라 생각합니다. 밝고 따뜻한 멜로디는 어린 시절의 기억,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여름의 공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곡은 영화의 여운을 완벽히 감싸주며, 마치 마지막으로 토토로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한 기분을 안겨줬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정서적인 선율은, 이 작품이 동화로 끝나지 않고 감정의 깊이로 남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가 되었습니다

괴담 매니아들의 꽃

누가 봐도 평화롭고 따뜻한 이야기지만, 이 작품엔 오랜 시간 온라인을 통해 회자된 ‘괴담’도 존재합니다.

괴담의 핵심은, 메이가 실종된 이후 모든 것이 죽음과 관련된 세계였다는 해석입니다. 영화 후반부, 메이가 실종된 뒤 마을 사람들이 수로에서 발견한 슬리퍼가 메이의 것이었음에도 사츠키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이후 사츠키는 토토로에게 도움을 청하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메이를 찾아 나섭니다.

괴담을 믿는 이들은 이 장면부터가 현실이 아니라 사후 세계라고 추론합니다. 특히 마지막 병원 장면에서 두 자매의 그림자가 사라진 것을 근거로, 이미 둘은 죽었고 병실 창밖에서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또한, 고양이 버스는 죽은 자들의 혼을 태우는 사신의 상징으로도 여겨집니다.

이러한 해석은 실제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있었던 ‘사야마 사건’과도 연관돼있습니다. 한 자매가 유괴되어 살해당하고, 다른 자매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실화와 영화의 설정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더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괴담에 대해 스튜디오 지브리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으며, 토토로는 단순한 상상 속 정령이며, 이 작품은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담은 이야기"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괴담은 이 영화에 미묘한 이중성을 부여하며, 동화적인 아름다움 속에 서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후기 : 어른이 되어 다시보는

이웃집 토토로는 커다란 갈등이나 위기 없이도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잊어버린 감정들 두려움 없이 자연을 마주하던 용기, 상상 속 친구와 진심으로 대화하던 기억, 그리고 ‘믿는 마음’을 이 영화는 조용히 꺼내 보여줬습니다.

괴담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주제가 되었을 뿐 영화에서 말해주는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는 흥미롭게 들었었습니다.)

따뜻한 색감과 장면 그리고 노래가 어우러져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오랜만에 이웃집 토토로를 한번 보시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끝에 나오는 노래는 끝난 후에도 '토토로 토토로~' 하면서 계속 머리속에 남는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